인턴 (The Intern, 2015)
코미디/미국/12세 관람가
낸시 마이어스 감독
창업 1년 반 만에 직원 220명의 성공신화를 이룬 줄스(앤 해서웨이). TPO에 맞는 패션센스, 업무를 위해 사무실에서도 끊임 없는 체력관리, 야근하는 직원 챙겨주고, 고객을 위해 박스포장까지 직접 하는 열정적인 30세 여성 CEO! 한편, 수십 년 직장생활에서 비롯된 노하우와 나이만큼 풍부한 인생경험이 무기인 만능 70세의 벤(로버트 드 니로)을 인턴으로 채용하게 되는데..
이 영화, 오랜만에 TV에서 해주길래 봤다. 처음 개봉했을 때 영화관에서 봤던 영화들은 시간이 지나서 TV에서 해주거나 VOD가 무료로 올라오면 기분이 이상하다. 뭔가... 시간이 벌써 그렇게 됐나, 이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 어학연수 떠나기 직전에 엄마랑 같이 영화관에 가서 봤던 영화다. 영화 보고 나오면서 '엄마랑 보길 잘했다' 라고 생각했던 것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내 인생에 몇 안 되는 눈물 없이 본 영화 ㅋㅋ큐ㅠㅠ 하도 눈물이 많아서... 남들 안 우는 장면에서도 엄청 우는데,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유쾌하고 따듯한 마음으로 봤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도 똑같았고. 다른 게 있다면 20대 초반에 볼 때는 현명한 인턴에게 눈이 갔다면, 좀 더 나이 든 지금은 열정 많은 30세 CEO에게 눈길이 가더라. 왜 그런지 정확하게 설명은 못하겠다. 하지만, 왜 그런지 다들 알 거라고 생각한다. 원래 예술이란 그런 거니까. 그래서 좋은 작품은 여러 번 보는 거지. 크... 나 좀 멋있는 말한 듯... ㅎ...
굳이 따지면 이 영화... 장면을 잘라서 본 것까지 따지면... 5번도 넘게 봤을걸. 어학연수 갔을 때 현지 선생들이 이 영화로 공부 엄청 시켰거든... 영화에 나오는 표현들이 오피스에서 쓰기 좋은 표현들이 많다. 영어 가르쳐주는 블로그는 아니니까 어떤 표현들이 나오는지는 패쓰. 굳이 첨언하자면 영화 보면서 쉐도잉 한번 해보세요. 도움 많이 될 거예요. 그렇게 어려운 영화도 아니니까 딱 좋지용. 혼자 하기 어렵다 싶으면 저한테 알려주세요. 싸게 모실게요. ㅎ... 농담입니다.
이제 내 얘기 그만하고 영화 줄거리 소개 좀 해봅시다. 어린 나이의 '여자'사장 줄스가 운영하는 회사에 인턴으로 들어오게 된 70세 벤. 벤은 오랜시간 함께해온 부인과 사별하고 혼자 살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설정도 굉장히 좋았다고 생각해요. 처음에 줄스는 벤을 인턴으로 채용하는 걸 탐탁지 않아하고 부담스러워합니다. 그러나 벤의 현명하고 젠틀한 행동과 생각들에 반해 그를 믿고 가까이에 두려 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중간중간 우당탕탕 줄스네 회사~ 이런 느낌이에요. 엄청 요약이 됐는데... 회사에서뿐만 아니라 줄스의 결혼생활에도 도움이 되죠. 줄스를 위해서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하고 주부가 된 남편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아, 줄스의 딸이 진짜... 엄청난 씬스틸러예요. 엄청 귀엽고....... 벤이랑 케미도 장난 아니에요. 으흐으그윽.... 줄스의 회사 직원들 모두가 어딘가 하나 부족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과하지도 않고 딱 치고 빠지는 게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ㅋ 그리고 다들 벤을 사랑하죠! 실제로 영화에서 벤이 모두의 삼촌이 된 것 같다는 말을 해요 ㅋㅋㅋ 아, 줄거리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 영화예요 ㅠㅠ 주절주절 막 아무 말해도 읽어주셔야 해요............ ㅋㅋㅋㅋㅋ
제가 생각할 때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악역이 없다는 거예요. 눈에 띄는 악역은 없지만, 스토리가 탄탄하고 아름다운 우정이 있기 때문에 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겠죠. 이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고, 이 감독님 짱이예요. 처음 줄거리를 설명할 때 굳이 '여자'사장이라고 한 데는 이유가 있죠. 실제로 이 영화에서는 줄스가 '젊은' '여자'사장이기 때문에 겪는 많은 일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보고 있으면 화가 막 나요, 한숨도 나오고... 휴... 이 부분을 짚어낸 것도 감독님의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멋쟁이...! 벤의 연애를 다루는 부분도 정말 멋졌다고 생각해요. 이혼 후 싱글인 여자분과 사랑스럽고 여유와 매너가 가득한 연애를 하는 벤의 모습 너무너무 보기 좋았어요. 첫 데이트를 장례식장에서 하는 것까지 완벽하게 신박했어요.
다음으로 제가 진짜 진짜 마음에 들었던 설정 하나 더! 짚고 넘어갈게요. 벤은 지금은 아무도 쓰지 않는 전화번호부를 만드는 회사에서 자신의 세월을 바치며 일을 했는데, 그 회사가 망하고 나서 그 자리에 생긴 회사가 줄스의 회사예요. 너어어어ㅓ어무 멋진 설정이에요 ㅠㅠㅠㅠㅠㅠㅠ 옛날에는 모두가 썼지만 '지금은 아무도 쓰지 않는' 전화번호부를 만들었다는 것도 그렇고, 그 자리에 생긴 회사에서 인턴 생활을 잘해내는 것도 그렇고 ㅠㅠㅠㅠㅠㅠ 너무 멋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래서 제가 영화를 못 끊어요....... 하참..... 이렇게 모든 게 마음에 들면 보통 결말은 그저 그래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결말도 마음에 들어요. 줄스의 결말도 벤의 결말도 마음에 들거든요. 온통 칭찬만 하네요, 근데... 오늘 영화를 보고 나니까 왜 이 영화를 다시 안 찾아봤지? 싶을 정도로 너무 좋았어요. 진짜 짱짱!
줄스와 벤의 쿨하고 러블리한 우정을 응원하고 싶어요.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줄스와 벤을 위해 치얼스...☆
P.S. 미래의 규게야. 30대가 넘어가면 꼭 이 영화를 다시 보렴.
10점 만점에 10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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