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시체를 만나는 법의학자에게 죽음이란 무엇이며 어떤 의미를 지닐까?
역사, 철학, 과학, 의학, 예술 등 각 분야 최고의 서울대 교수진들이 2017년 여름부터 매월 펼쳐온 다양한 주제의 강의들을 책으로 옮긴 「서가명강 시리즈」.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과 교양을 선사하는 시리즈의 제1권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교실의 교수이자,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자문을 담당하고 있는 유성호 교수의 교양강의를 바탕으로 한 책이다.
20년간 1500건의 부검을 담당하며 누구보다 많이 죽음을 만났고, 누구보다 깊이 죽음을 고찰한 저자는 죽음을 가까이 할 때 역설적으로 삶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법의학과 관련된 폭넓은 경험들, 죽음을 둘러싼 수많은 논제들, 죽음에 관한 정의들을 소개하며 우리 모두 피할 수 없지만, 결코 떠올리고 싶어 하지 않는 죽음을 오히려 먼저 준비할 것을 권한다. 삶에 명확히 마감이 있다는 것을 아는 순간 자신이 추구하려는 가치관에 따라 살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1부 ‘죽어야 만날 수 있는 남자’에서는 법의학자는 무슨 일을 하는지, 법의학적으로 죽음은 어떻게 구분되는지 소개하고, 다양한 매체에서 소개되었던 부검 사례를 살펴본다. 평범한 사람들의 억울한 죽음, 갑작스러운 죽음 은 죽음이 우리 삶의 뒷면에 항상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2부 ‘우리는 왜 죽는가’에서는 생명과 죽음의 정의, 과거부터 오늘날까지 죽음관의 변천, 죽음의 원인을 밝히고, 죽음이 스스로에 의해, 타인에 의해 선택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명쾌한 해답과 따듯한 조언을 제시한다.
3부 ‘죽음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에서는 죽음을 예감하고 남겼던 유언들을 소개하며, 삶의 마지막 순간에 반드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리고 죽음 앞에 놓인 인간은 어떻게 사고하는지, 다른 사람들은 죽음을 어떻게 준비하는지 여러 사례들을 소개한다. 이처럼 죽음에 관한 폭넓은 경험과 다양한 논제들을 전해 죽음을 좀 더 쉽고 자주 떠올릴 수 있게 하고, 죽음을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 오늘 그리고 삶이 갖는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어제 읽은 따끈따끈한 책을 가지고 왔다. 나는 블로그 시작하면 영화 리뷰를 제일 많이 쓸 줄 알았는데 책을 더 자주 쓰는 것 같네... 안 그래도 독서량이 많고 읽는 속도도 빠른데 필사를 시작하면서 더 많이 읽는 것 같다... 좋아좋아. 리뷰하고 싶은 영화랑 책이 잔뜩인데 요즘 현생이 너무 바쁘다 ㅠㅠㅠㅠㅠ 헝 오늘도 사실 시간이 별로 없는데... 블로그 글 쓰고 싶어서 급한 일만 끝내고 그냥 블로그 켜버렸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자 그러면 이제 책 리뷰를 해봅시당
제목만 보면 또 추리소설인가... 싶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이 책의 저자인 유성호 님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교수님이고 실제로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꽤 철학적인 이야기이다. 매주 죽음을 마주하는 사람이 죽음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 처음엔 AI가 자꾸 이 책을 추천해주길래 추리소설인 줄 알았지... 나는... ㅋㅋㅋㅋ 댓글을 봤을 때 사건 이야기 기대하면 재미없고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라고 쓰여있는 걸 봐서 '철학적이면... 나랑은 안 맞지.'하고 계속 무시하던 책이다. AI 미안 ㅎ... 역시 과학이 최고야 하하하 ...... 어쨌든. 내가 본 댓글과는 다르게 사건 이야기도 꽤 있다. 드라마 <검법남녀>를 아주아주 좋아하는 나는 법의학과 관련된 작품들에 관심이 많다. 원인과 결과가 분명하잖아. 과학이 최고야 ㅎㅎㅎ 여튼 그래서 더 재밌게 본 듯?
앞에는 에피소드가 많고 뒤로 갈수록 죽음에 대학 철학적인 얘기들이 나오는데, 그중에 제일 크게 깨달음을 얻었던 부분이 있다. 작가님은 이렇게 말한다. 죽음은 당장 며칠 후에도, 당장 내일도, 당장 몇 시간 후에도 나에게 다가올 수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죽음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봐야 한다고. 사실 이것만 보면 평소에 '내일은 없다'는 가치관으로 살며 오늘 하루가 제일 중요한 나로서는 별로 새로운 의견은 아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 나온 예시가 너무나 와 닿았다. 병으로 입원해있던 환자가 사망하면 가족들은 의사를 붙잡고 아직 할 얘기가 남아있다며 운다고 한다. 입원해 있는 동안 얘기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특히 우리나라는 죽음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낯설잖아. 아픈 사람 앞에서는 더더욱. 그렇기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쉬쉬하다가 죽고 나서야 후회한다는 얘기겠지. 생각해보면 나는 '나'의 죽음은 항상 생각하고 있고 그렇게 두렵지 않은데, 가까운 사람이 죽을 때가 됐을 때, 그 사람의 죽음에 대해 얘기할 용기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예의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덜컥 눈물이 날 것 같기도 하고. 또 아이러니한 건 구구절절 맞는 말만 하는 이 책을 읽으면서도, 앞으로도 나는 그렇게 못할 것 같다. 며칠 전에 엄마랑 이 부분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는데 눈물이 나지는 않았지만, "엄마, 나는 깨닫긴 했는데 앞으로도 그렇게 하지는 못할 것 같아." 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엄마는 그럴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고. 얘기가 조금 삼천포로 빠지긴 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면 사람들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진다고 말하고 싶었다.
역사적인 인물들이 죽음을 다루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건, 중국 드라마 <신삼국지>에서 조조의 마지막 유언.
죽음은 서늘한 여름과 같다. 과거에도 사람들이 나를 오해했고, 현재도 사람들이 나를 잘못 알고 있고, 미래에도 사람들이 아마 나를 잘못 알고 있겠지만, 나는 그것이 두렵지 않다.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냥, 내가 20대 초반부터 가져온 가치관이랑 너무 딱 맞아서, 마음에 들더라고.
책 중간에는 자살과 안락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자살을 극단적인 선택이 아니라고 말한 것도 인상 깊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본 단어라고, 그렇게 말한 것도. 자살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입밖으로 내질 않아서 그렇지, 사실 누구나 한 번쯤은 막연하게라도 생각해본 것이니까. 안락사 역시 누구나 한 번쯤은 솔깃해봤을걸. ...오늘 따라 문장이 뚝뚝 끊기네. 결론은 다들 힘냅시다!! 허허... 진짜 진짜 오랜만에 소설이 아닌 책 읽었다. 나름 재밌었어요. 근데 나는 소설 읽을래.
이 책도 필사했다. 자랑할 겸 첨부해야지~ 스토리가 아니라서 스포는 없지만, 역시나 책의 어떤 내용도 알고 싶지 않다면 읽지 마세요.
10점 만점에 6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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